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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vs 그것

2024.12.1 - 12.22

요즘미술, 서울, 한국 2024

​아티스트 토크 2024.12.14 오후 2시

 

전시제목 〈그 vs 그것〉은 로드킬로 떠난 사슴과 동물들을 기록한 2017년 개인전과 동명으로, “인칭대명사인 ‘그’와 지시대명사인 ‘그것’ 사이에서 죽은 동물의 몸을 어떻게 지칭할 것인가?” 갈등하는 마음에서 비롯한다. 전시는 ‘그’로 부를 만큼 친밀하지 않지만, ‘그것’으로 부른다면 불편한 감정이 드는 동물과 나의 관계를 신문자료조사(60년대-현재)를 통해 한국 사회로 확장하여 살피고, 인간과 동물 몸의 일부인 미생물 발효물질 연구 과정 안에서 ‘그’와 ‘그것’이 가진 위계적 질서와 구조를 재고한다. 전시는 공장식 축산에 문제를 제기하는 2023년 프로젝트 “스마트 스킨 팜”을 서로 다른 시기에 진행한 영상 작업과 리서치, 드로잉, 꼴라주 사이로 재배치하고, 수집된 인간의 개인정보와 식물성 미생물의 특징을 결합해 피부를 맞춤 가공-교환하는 장소로 구성한다. 또한, 인간의 출생 정보와 색 선호도가 반영된 차(茶)와 당을 먹고, 거시적 크기로 몸을 확장하는 ‘혼합 종’ 생장 과정을 기록하고 보존하는 시도안에서 동물을 무한한 물질 자원이나 수탈의 대상이 아니라, 고유한 역사를 가진 존재로 기억하기를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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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vs 그것, 명산여관, 전주시 2017

 

이름을 붙이는 행위는 오직 인간만이 할 수 있는 특권이며, 우리가 마주한 세계에서 관계를 맺는 중요한 방식 중 하나이다. 동물에게 이름을 붙이는 인간은 동물보다 우위에 있는걸까? 로드킬로 인한 동물의 죽음을 목격하고, 죽음과 마주한 동물의 눈을 마주했던 경험으로부터 동물의 죽음과 나의 관계, 그리고 죽음의 위계에 대하여 질문해 보고자 했다. 전시장소였던 명산여관의 구조는 좁고 긴 복도와 여섯개의 방, 여덟평 정도의 외부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이러한 건축적 구조와 전기가 없는 환경은 죽은 동물의 상태를 경험하는 장소로 제시되었다. 관람자는 여관입구의 첫번째 방에서 손전등을 대여하여 어두운 복도와 방에 설치된 비문을 관람하게 된다. 손전등은 로드킬의 기록을 비추는 빛이자 자동차의 헤드라이트를 은유하는 장치로 사용되었다. 곳곳에 배치된 성경 구절을 통해 인간이 동물을 어떻게 이름 붙이고 묘사했는지 추적해 보았고, 공중위에 떠있는 동물 탈을 전시장 출구에 배치하여 관람자에게 동물이 되어보는 행위를 제안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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